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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언어습득 및 발달

아동의 언어습득 이론(의미론적 이론, 화용론적 이론)

by 김뜨끈 2022. 12. 7.

지난 포스팅에서는 아동의 언어습득 이론 중 언어학적 기초를 강조하는 구문론적 이론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인지적 기초를 강조하는 의미론적 이론과 사회적 기초를 강조하는 화용론적 이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2. 언어습득의 인지적 기초를 강조하는 의미론적 이론

1970년대 전반기의 발달심리학자들은 Chomsky 학파의 구문 습득 이론을 보완하기 위해서 Bloom의 논문으로 시작되는 인지 언어적 접근법은 Piaget의 발달모델을 근거로 언어발달과 인지발달 사이에 깊은 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아동의 구문 대신 의미적 내용을 강조한다는 면에서 의미론적 혁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아동이 무엇에 대하여 언어적 기호를 통하여 표현하려면 이해하고 있는 인지적 내용이 있어야 한다. 인지언어학자들은 언어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인지적 발달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언어습득을 연구할 때 아동 언어의 내용에 중점을 둔다. Bloom은 아동 언어의 의미를 분석하는 것은 아동의 구조적 문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아동의 초기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법적인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며 의미적인 의도나 말의 의미를 분석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인지적 언어습득 이론을 뒷받침하는 명제들은 언어에서의 의미관계 발달, 초기 언어에서의 보편적 지식, 상징 행동의 발달 등이다.

1) 의미관계 발달

아동의 초기 구문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구문 능력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인지된 의미 관계의 표현으로 보인다. 의미관계는 아동의 환경 속에서 보이는 실체나 사건 속에서의 관계를 아동이 어떻게 인지하고 이해하는지를 반영해 준다. 따라서 아동의 언어는 세상에서 보이는 실체와 사건들 사이의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며 결국 아동의 언어는 아동에게 형성된 지식을 기호화하는 것이다. 유명한 Bloom의 예로 엄마 양말의 경우에는 명사+명사로의 구문분석보다는 행위자+목적이나 소유자+소유등의 의미분석이 아동의 의미적 의도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2) 초기 언어에서의 보편적 지식

아동 언어의 의미적 보편성은 많은 연구자료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예를 들어 SlobinBowermanms 비교언어 연구에서 여러 언어문화관의 언어 습득기 아동에게서 공통되는 의미 관계들이 나타났다고 보고한다. 이러한 결과는 아동 언어의 내용에는 인지적 기초에 의한 보편적 지식이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인지적 보편성은 아동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감각-운동기에 잘 나타난다. 예를 들어 사물 영속성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시기에 그와 관련된 어휘들이 사용되기 시작한다.

3) 상징 행동의 발달

아동의 상징 행동 발달과 언어발달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Bates는 아동이 초기 낱말을 사용하는 시기와 단일 상징 놀이가 시작되는 시기가 비슷하고, 2 낱말 문장을 사용하는 시기와 두, 세 가지 복합 상징 놀이가 시작되는 시기가 유사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놀이나 언어 모두 상징 행동에 포함되므로 이러한 것들이 의사소통의 도구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인지적 지식이 먼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초적인 인지적 지식이 형성되어 있다면 발음에 문제가 있더라도 다른 상징 행동인 몸짓이나 제스처로 의사소통을 대치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3. 언어습득의 사회적 기초를 강조하는 화용론적 이론

1970년대 후반기는 언어가 회적 문맥 속에서 어떠한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사용되며, 그러한 언어의 사회성이 아동의 언어습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높아진 시기이므로 화용론적 혁명시기라고도 한다. 사회언어 이론의 학자들은 아동이 언어의 기능적 효과를 경험함으로써 언어를 습득하게 된다고 가정하면서 부모-아동의 상호관계를 통한 언어의 기능에 연구의 초점을 맞춘다. 이 이론은 언어의 구조나 의미 자체보다는 기능을 중시하는 면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이론, 화용 이론, 기능주의 이론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이론에서는 아동의 언어습득이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통하여 동기가 부여되기 때문이라고 보는 Vygotsky의 주장이 재조명되었다고 볼 수 있다. 화용 이론가들은 언어 지식은 주위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언어의 형식과 내용은 화용적 경험 또는 상호작용을 통하여 습득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부모의 언어 사용, 아동의 행동에 따른 부모의 반응, 문맥의 활용 등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아동이 말을 할 이유가 있을 때 언어는 습득된다. 다시 말해, 의사소통을 통하여 그의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아동은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 언어습득 이전에 아동은 의사소통의 영향력과 그 기능들에 대한 개념을 먼저 획득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접근법은 언어의 화용론과 언어 행동의 전제조건이 되는 구어 이전의 언어를 중요한 연구과제로 삼는다. 예를 들어 Halliday는 초기 아동의 언어에서 도구적, 통제적, 교류적, 개인적, 발견적, 그리고 가상적 의사소통 기능들을 관찰하여 보고하였다.

 

이번 포스팅에선 아동의 언어습득 이론 중 언어습득의 인지적 기초를 강조하는 의미론적 이론과 사회적 기초를 강조하는 화용론적 이론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언어의 언어학적, 인지적, 사회적 영역을 기초로 하는 다원적 언어습득 이론과 언어습득의 신경학적 기초를 강조하는 언어정보처리 이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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